"제발 세금 좀 더 내게 해주세요"...부자들이 정부에 '부유세' 요청한 나라

입력 2026-07-24 07:02   수정 2026-07-24 08:07

"제발 세금 좀 더 내게 해주세요"...부자들이 정부에 '부유세' 요청한 나라



영국의 부자들이 자진해서 세금을 더 내겠다고 나섰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리처드 커티스 감독,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게리 리네커 등이 앤디 버넘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부유세를 더 걷으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에게서 세금을 더 걷기를 바란다"며 "매일 아침 일어나 돈 벌러 일터로 가는 사람이 아니라 쥐고 있는 재산에서 수입을 얻는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올리라"고 밝혔다고 23일(현지시간)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은 "우리는 나라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성공엔 투자가 필요하다"며 "구시대적 경제사상을 가진 소수가 남아 있지만, 자기 이익만 좇는 이들은 영국의 미래를 설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갑부 증세를 주장하는 단체인 '애국 백만장자'(Patriotic Millionaires) 영국 지부가 이같은 서한 발송을 기획했다. 1천만파운드(약 196억원) 초과 자산에 2% 부유세를 부과하면 연 240억파운드(약 47조원)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단체의 주장이다.

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와 체인점 브랜드 그렉스 임원을 지낸 이언 그렉, 금융 트레이더 출신 활동가 게리 스티븐슨 등도 이번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버넘 총리는 취임 직전 리네커와 인터뷰를 하며 부유세를 고려하는지 질문을 받자 "지금 당장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겠다. 우리에게 더 큰 공정성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에마 레이놀즈 재무부 수석부장관은 세제 변화는 가을에 예산안을 공개할 때 있을 것이라면서도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내고 싶다니 환영한다"며 재무부에 기부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버넘 정부는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 급락과 실각 위기감 속에 지난 20일 출범했다. 그 직후 가정용 전기요금 부가가치세(VAT) 폐지, 버스요금 상한선 하향 조정 등 가계 안정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버넘 총리는 지역 상권 활성화 목적으로 펍(술집)과 클럽, 중소형 라이브 음악 공연장에 대한 영업세를 다음 회계연도부터 20% 낮추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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