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식·채권 토큰증권 발행...언제 어디서든 즉시 결제

고영욱 기자

입력 2026-09-04 10:09  

주식·채권도 토큰증권으로 (AI 생성 이미지)

미술품과 부동산 등 조각투자에 머물렀던 토큰증권이 주식과 채권, 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으로 확대된다. 내년 2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회사채, 비상장주식 등을 시작으로 토큰증권 시장이 단계적으로 열린다.

금융위원회는 4일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에 발행과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증권이다. 지난 2월 개정된 전자증권법에 ‘분산원장등록주식 등’으로 제도화됐으며, 개정법은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토큰증권을 조각투자에만 머물게 하지 않겠다”며 “주식과 채권, 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도 토큰 방식으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2월 시작되는 1단계에서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와 일반 회사채를 우선 토큰화한다. 주식은 전자증권으로 발행된 비상장주식을 예탁결제원이나 신탁업자에 맡긴 뒤 신탁수익증권을 토큰으로 발행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조각투자는 권리관계가 비교적 단순한 만큼 1단계부터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상품도 토큰으로 발행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기관 대상 시장의 안정성을 점검한 뒤 공모펀드와 공모채권 등으로 범위를 넓힌다.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상장주식 토큰화 모델 검증과 시범사업도 진행한다. 이후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연결해 증권과 대금을 블록체인 위에서 주고받는 온체인 결제를 추진한다.

조각투자 상품 규제는 즉시 완화된다. 금융위는 같은 종류와 권리를 가진 여러 기초자산을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만드는 ‘풀링’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집합화 기준과 목적이 명확해야 하고 개별 자산의 가격과 위험, 수익구조를 따로 공개해야 한다.

이미 물품공급계약이나 매매계약 등이 체결돼 법률관계가 명확하고 가까운 장래에 매출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장래매출채권도 조각투자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신용보강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춰야 한다.

공모 조각투자의 1인당 청약한도는 개별 상품 특성에 따라 정하되, 3천만원과 발행금액의 5% 가운데 작은 금액을 표준 예시로 제시했다. 장외거래소를 통한 일반투자자 거래한도는 거래소별 연간 순매수액 1억원으로 정했다.

토큰증권만을 위한 별도 금융투자업 인가는 만들지 않는다. 기존 증권사와 장외거래소는 보유한 인가 범위에서 토큰증권을 공모·주선하거나 중개할 수 있다.

비금융 발행사도 자기자본 40억원과 계좌관리·내부통제·전산 전문인력 등을 갖추면 자신이 발행한 토큰증권의 투자자 계좌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토큰증권 제도화로 기존 인가와 고객 기반을 보유한 증권사는 상품 발굴부터 발행, 계좌관리, 유통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내년 2월 시작되는 기존 금융상품의 토큰화는 기관 전용 사모상품과 비상장주식 중심이다. 공모증권과 상장주식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시행 시점은 시장 안정성과 관련 법제화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금융위는 토큰증권 발행 범위와 장외거래소 거래한도,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요건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하위법규 개정안을 이달 말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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