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년 2개월 만의 인상 초읽기…워시-트럼프 충돌 위기

김종학 기자

입력 2026-09-16 16:18  

9월 회의서 인상 확률 92%..월가, 연내 추가 인상 반영 JP모건, 5가지 시나리오..'동결은 최악 결정' 예상 "할 일 남았다"는 케빈 워시..새 점도표·가이던스 주목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연 5%를 넘나드는 가운데,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 연준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미 동부 16일 오후 2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서와 분기 경제전망(SEP), 점도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인상이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한 워시 의장은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새로운 갈등을 키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인상 확률, 일주일 새 60%에서 90%..8월보다 낙관론 줄인 기관들

당초 이번 달 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월가는 일주일 만에 9월 인상론으로 쏠린 것은 물론 연내 2회 인상 전망까지 꺼내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4~10일 운용자산 5,120억 달러 규모를 굴리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190명을 조사한 결과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낙관적이지만 8월보다 9월 들어 다소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조사 초기 "11월 중간선거 전 인상은 없다"는 응답이 52%로 여전히 다수였지만, 설문 마감일인 지난 10일 8월 생산자물가(PPI)가 발표 이후 페드워치 기준 연내 인상 확률이 뛰기 시작해 이번 주 들어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약 92.7% 확률로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같은 설문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연준이 이미 인플레이션보다 뒤처진 정책을 쓰고 있다고 봤고, 33% 응답자는 올해 최대 꼬리위험으로 '국채금리의 급등'을 꼽았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장기 국채 바이백을 통해 국채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16%에 그쳤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가운데 치솟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일제히 금리 인상 결정을 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25bp 금리를 올렸고, 시장은 이번 주 영란은행(BOE)과 일본은행(BOJ)의 인상까지 반영하고 있다.




● 인상 여부보다 점도표와 성명서..관행 유지할까

이번 회의의 관전 포인트는 인상 그 자체보다 새로 바뀔 점도표와 성명서다. 워시 의장은 취임 후 첫 회의였던 6월 FOMC에서 성명서를 대폭 축소해 향후 금리 경로 언급을 지웠고, 14년간 이어져온 관행을 깨고 의장 본인의 전망을 점도표에 제출하지 않았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오랜 비판자인 그가 예고대로 점도표를 꺼내지 않을 경우 시장의 움직임도 커질 전망이다. 앞서 6월에는 위원 18명 중 9명이 연내 1회 이상 인상을 밝혔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연말 목표금리 중간값이 4.00~4.25%, 장기(중립) 금리 전망은 3.25%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페롤리는 인상 자체는 "인플레이션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장의 거듭된 경고를 행동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정책의 신뢰도가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은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는 예상을 내놨다. 인플레이션 목표 초과분이 대부분 일회성 요인이고 최근 3개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율 2.5% 수준으로 둔화했기에 추가적으로 매파적 입장을 꺼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 일절 언급을 회피해온 케빈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신중한 평가'로 답을 대신한다면 오는 10월 연속 인상 확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반대 입장도 답겼다.

미 연준 내부는 케빈 워시 의장 취임 초기부터 이미 갈라져 있다. 지난 7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9대 3으로 이례적으로 반대표가 많았다.

연준 위원 가운데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매파 3인방의 강경 입장도 주목할 지점이다.이들은 지난 7월 회의에서 실제로 금리 동결에 반대해 소수의견을 냈던 위원들이다.

이후 케빈 워시 의장은 지난달 28일 잭슨홀 연설에서 예상을 깨고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 시장 심리를 뒤집어놓았다. 그는 "올여름 PCE·CPI 지표는 예상보다 나았지만 기저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말해주지는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분명하게, 충분한 속도로 움직인다는 확신이 없다면 우리에게는 할 일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란전쟁발 에너지 충격으로 2분기 PCE 물가상승률은 연율 5.3%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 JP모건, 동결시 충격 불가피..연내 두 차례 인상 유력 전망

JP모건 금리전략팀의 제이 배리는 이번 9월 통화정책 회의 결과 가운데 금리 동결은 매우 확률이 낮은 시나리오로 분류했다.

제이 배리 전략가는 잭슨홀까지 쌓아온 매파적 행동 이후 예고없이 입장을 바꾼다면 시장의 혼란으로 인해 7월 결정이 무색할 정도의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준 결정 가운데 유력한 남은 시나리오는 금리를 인상하되 가이던스를 주지 않거나, 지난해 인하폭을 모두 되돌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우 등이 꼽혔다.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이라는 연준 내 시각을 반영한다면 지난해 0.75%포인트의 '보험성 인하'를 되돌리는 과정에 단기금리가 뛸 가능성이 커진다.

배리 전략가는 연준이 금리를 높이되 중립금리(R*)도 높아졌다고 인정할 가능성도 시나리오에 포함시켰다. AI 대규모 투자가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관점이지만, 10년물 금리를 비롯한 장기금리 상승폭을 키울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로 꼽힌다.

배리 전략가는 연준이 9월과 12월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내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인상 사이클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월가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신중론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의 절대적인 수준보다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역풍으로 이어질 여지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중간선거 승리 시 5,000달러 배당 지급까지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케빈 워시 의장의 관계도 주목할 지점이다. 연준이 3년 2개월 만의 인상 결정을 내릴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부양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돼 양측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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