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 노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70대가 법정에서도 피해자를 탓한 끝에 남은 생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살인과 시체손괴 및 유기,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78)씨가 낸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3일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에서 80대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하천변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나서 수사망이 좁혀오자 약물을 복용하기도 했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구속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은 갖고 있다"라면서도 "피해자가 친형과 결혼(사실혼 관계)했고, 형님이 아파서 입원 중인데 다른 남자를 만나서 (피해자를) 죽였다"며 피해자를 탓하는 태도를 보였다.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 진행을 원하느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전 몰라요", "판사님이 알아서 하세요", "배운 것도 없어서 몰라요"라고 대답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다.
그는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반성문조차 한 번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엽기적이고, 잔혹하고, 패륜적인 범죄를 저지르고도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1·2심은 징역 30년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과거 사실상 인척 관계에 있었던 피해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으로 오인해 살해하고, 잔혹하게 손괴해 유기했다"면서도 "현재 고령으로 상당히 노쇠하고 병약한 상태로 보여 원심의 형이 실질적으로는 피고인에게 무기징역 선고와 다름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A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살폈지만 형을 달리할만한 사정변경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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