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회담 결과에 따른 유가 변동성이 주요 변수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국내 채권시장은 추석 연휴인 24∼27일 휴장한 뒤 28일 재개장한다. 연휴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채권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과 국제유가 흐름을 최대 변수로 꼽았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24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정상회담의 의제가 채권 금리의 핵심 변수인 유가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 휴전 연장과 인공지능(AI) 규제, 대만 문제와 함께 이란 전쟁 대응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긴장 완화 신호가 나오면 유가는 안정되며 물가 부담이 줄지만, 반대의 경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 김찬희 연구원은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리스크 재점화 가능성이 남아 있으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공급 측 충격에 대한 대응은 두 차례 내외 보험성 인상에 그칠 것으로 확인됐다"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과의 협상 기대가 반영되기 유리한 레벨"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회담 자체보다는 회의 결과에 따라 움직일 유가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가가 추가로 오르면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과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이는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거쳐 국내 금리로 압력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추가 인상과 한국은행의 11월 인상 전망을 자극하는 재료다.
국내 변수로는 연휴 이후 발표될 10월 국고채 발행계획이 꼽힌다. 재정경제부는 내달 1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고채 발행 계획을 공지할 예정이다.
관건은 총발행액보다 장기·초장기물 비중이다. 9월 경쟁입찰 규모는 16조원으로 줄었고 30년물 국고채도 2조5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3천억원 감액됐지만, 보험사의 구조적 수요 약화를 감안하면 공급 부담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일본은행(BOJ) 변수도 남아 있다. BOJ는 이달 정책금리를 1.25%로 인상했지만, 표결이 7대 2로 갈리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엔화는 오히려 약세를 나타냈다.
iM증권의 김명실 연구원은 "일본발 충격은 당장 엔캐리 포지션이 급격히 청산되는 형태보다,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다시 BOJ의 추가 인상 기대를 높이는 경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추석 연휴 이후는 월말과 분기 말이 겹치는 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외국인 패시브 투자자들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수요와 기관의 듀레이션 조정, 결산성 거래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
이런 재료들을 감안하면 연휴 전에는 방향성 베팅보다 듀레이션과 포지션 관리가 우선이라는 조언이 우세하다. 10월 초까지는 3∼5년물 중심으로 대응하되, 장기물은 미국 금리와 유가, 발행계획과 외국인 수급을 확인한 뒤 분할 접근하라는 권고다.
미래에셋증권 민지희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은 두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반영이 이어지며 당분간 3년 이하 구간의 금리 하락이 제한될 전망"이라며 "채권 커브 플랫(단기금리 상승으로 인한 수익률 곡선 평탄화) 대응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명실 연구원은 재개장 이후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최선의 경우는 국내 연휴 기간 발표될 미국의 고용과 기업투자 지표가 완만히 둔화하고 국채 입찰도 양호해 미국 10년물 금리가 4.8∼4.9%로 내려오는 상황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밑돌고 10월 국채 발행계획에서 10년·30년물 발행이 감액되는 경우도 우호적이다.
반면, 최악은 미국 고용과 소비가 예상을 웃돌고 유가의 2차 물가 파급 경계가 커지는 경우다. 미 국채 입찰 부진으로 10년물 금리가 5.05∼5.2%로 오르고 유가가 110달러를 넘어서는 가운데 국내 장기물 입찰 물량이 증액되면 장기물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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