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5%대 폭락하며 약 두 달만에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습니다.
가까스로 6천선은 지켰지만, 기업들의 호실적도 외국인 투매를 막지 못하면서 시장은 7월 급락장 재현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방 기자. 우선 오늘(13일) 국내 증시 상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오늘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5%대로 급락했지만, 다행히 6천선을 사수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 발표에도 돌아오지 않던 외국인들이 이날도 5조원 이상 던지면서 장중에는 5천대로 내려앉았고, 지난 8월19일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증시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각각 7.39%, 10.09% 하락하면서 삼성전자는 23만2천원, SK하이닉스는 144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고요. 당연히 두 종목이 외국인 순매도 1, 2위를 다퉜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장에 대해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수급을 왜곡했던 7월과는 상황이 다르고, 그때보다도 힘든 장이라고 진단합니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이익 전망이 상향되는 등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 압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시 급락 배경으로 이미 알려진 악재에도 대응하지 못할 만큼 약해진 시장의 체력과 투자 심리를 꼽았습니다
기존부터 지속된 외국인 대규모 차익 실현에 더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종료 등 수급이 텅 비어버린 상황에서,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차세대 서버용 D램 출시 계획에 따른 국내 메모리 기업의 경쟁력 약화 우려, 코스피 200일 이동평균선 이탈에 따른 기술적 추세 훼손 우려까지 악재가 겹쳤다는 겁니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만 200조원 넘게 팔아치우고 있는데요.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6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앵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계속 파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기자>
우선 반도체 산업의 성장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꼽힙니다.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겁니다.
대신증권은 외국인들이 이익의 규모보다 증가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고요.
여기에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 추격과 AI 기업들의 수익성 논란까지 불거지며 삼성증권은 외국인이 한국 반도체를 여전히 경기 민감주로 인식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이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은 대만 증시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겁니다.
또 상반기 주가 상승으로 한국 주식 비중이 높아진 글로벌 펀드들이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과정도 현재 진행형이고요.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으면서 위험자산보다 현금을 선호하는 움직임까지, 외국인이 매도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6천선은 사수했지만 여전히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큰 것도 사실입니다.
만일 또 6천이 붕괴된다면 다음 지지선은 어디인지, 그렇게 되면 본격적인 하락장에 진입했다고 봐야 하는 건지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5천선 중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1차 지지선으로 5,800선, 2차 지지선으로 5,500에서 5,600선을 제시했습니다.
삼성증권은 5,600선, 키움증권은 5,5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추가 하락 가능성에도 현재 주가 수준이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투매로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리스크를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코스피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하락한 '언더슈팅' 구간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키움증권 역시 기술적인 과매도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추가 하락에 베팅할 실익이 크지 않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
<기자>
핵심은 미국 금리 안정과 기업 실적 전망치의 지속적인 상향입니다.
대신증권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정점을 찍고, 반도체 이익 전망의 하향 조정이 멈춰야 외국인 자금이 돌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말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추가 주주환원 정책과 내년 실적 전망이 관건입니다.
메리츠증권은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공백을 메울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과 적극적인 실적 가이던스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하나증권 역시 금리 부담 완화와 반도체 이익 성장에 대한 신뢰 회복,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추세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삼성증권도 내년과 내후년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을 반등의 최우선 조건으로 뽑았습니다.
결국 지금의 급락은 수급이 만들었지만, 증시가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는 반도체 기업들의 미래 실적에 대한 신뢰 회복에 달렸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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