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공개 파열음, 외교적 고립 심화…美,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23-12-13 11:55   수정 2023-12-13 17:22

이스라엘과 공개 파열음, 외교적 고립 심화…美, 깊어지는 고민
바이든, 네타냐후와 전후구상 두고 설전…"전후 가장 강경 발언"
미국, 유엔 총회서도 고립…"서방국가들, 분열 조짐"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이후 구상을 두고 공개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전후 가자지구를 맡기자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 여론도 즉각적인 휴전 촉구와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의 비난과 외교적 고립을 감수해온 미국으로선 향후 노선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 네타냐후 "미국과 대립중"…바이든 "이스라엘, 지지 잃고 있어"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 이후'(포스트 하마스) 문제에 관해 계속 대립하고 있다"며 "나는 이스라엘이 오슬로의 실수를 반복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슬로의 실수'는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에 대해 합의한 것을 일컫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가자지구는 하마스스탄(Hamas-stan)도 파타스탄(Fatah-stan)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타스탄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파타당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무차별 폭격이 시작되면서 그들은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며 이스라엘을 직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아가 "현 정부가 역대 이스라엘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며 "정부 일각에서는 두 국가 해법을 반대하고 있고 일각에선 모든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보복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은 이번 전쟁 들어 이스라엘을 향한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강경한 발언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 전후구상 외에도 갈등요인 산적…정치적 계산까지 얽혀
양국 갈등으로 인해 전쟁이 끝나도 가자지구에 권력 공백이 생기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양국이 하마스 축출이라는 목표에 합의한 것처럼 전후 계획에 대해서도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양국 갈등은 전후 구상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에 1마일(1.6㎞) 안팎의 완충 지역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는 가자지구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에서는 가자지구 재점령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내년 선거를 앞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강경론을 고수하면서 당분간 타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 미국, 유엔에서도 외교적 고립 심화
미국으로선 이날 유엔 총회에서 휴전 촉구 결의안이 채택된 것을 계기로 이번 전쟁 이후 깊어진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야 할 필요성도 커지게 됐다.
미국은 지난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표결에 부쳐진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이스라엘을 지원한 결과 국제적 비난에 직면했다.
미국은 지난 10월 27일 찬성 120표를 얻어 유엔 총회를 통과한 요르단 주도 휴전 촉구 결의안에도 다른 13개국과 함께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일본, 한국 등도 해당 결의안에 미국과 함께 반대하는 대신 기권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대신 미국은 하마스 규탄 내용을 포함한 캐나다 수정안에 찬성했으나 해당 수정안은 채택에 필요한 찬성 3분의 2에 미치지 못한 찬성 88표를 얻는 데 그쳤다.
라시드 칼리디 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WP에 "당시 투표 결과는 미국의 완전한 고립과, 미국 및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한 합의 부재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 "서방, 전쟁 초기만큼 이스라엘 지지 안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구호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자지구로 전달할 구호품을 실은 트럭은 10월 21일 첫 진입 당시 하루 20대에서 최근 100대로 늘어났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원 요청액을 10월 12일 2억9천400만 달러(약 3천870억 원)에서 11월 3일 12억3천만 달러(약 1조6천200억 원)로 높였고, 이 중 약 57%인 7억 달러(약 9천200억 원)가 입금됐거나 지불이 약속됐다.
칼리디 교수는 세계 주요국에서 확산하는 대규모 시위를 언급하며 "서방 국가들도 전쟁 초기만큼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WP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대중 정서에 변화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각국 지도자들이 구호 및 휴전 노력을 통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서방 국가들이 갈수록 분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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