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송 미교협 국장 인터뷰…"대법관 3명 출생시민권 폐지 지지 경악"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30일(현지시간)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작년 1월 발표)에 제동을 걸자 미국 내 한인단체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인을 포함해 미국 내 아시아계 권리 신장을 목표로 하는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의 김갑송 나눔터 국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이 다행스럽다면서도 출생시민권을 없애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다음은 김 국장과의 문답.
- 이번 대법원 판결 어떻게 보나.
▲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행정명령이었는데 헌법에 기초해서 6대3으로 출생시민권 유지 판결이 나와 다행스럽다. 이번 판결을 환영하지만 대법관 3명이나 출생시민권 폐지를 지지했다는 것이 경악스럽기도 하다.
- 판결을 예상했나.
▲ 전반적으로 출생시민권이 위헌이라고 판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얼마 전에 '임시보호지위'(TPS)를 없앨 수 있다는 연방대법원 판결로 미국에 거주하던 시리아·아이티인 35만명이 추방 위기에 놓이면서 우려를 좀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헌법에 정확히 명시가 돼 있어서 (대법원이) 출생시민권을 유지한 것으로 본다.
- 출생시민권이 없어지면 타격을 받는 한국계 규모는 얼마나 되나.
▲ 출생시민권이 폐지되면 미국에서 태어나자마자 서류 미비자가 되는 아기가 (출신국과 무관하게 전체적으로) 연간 25만5천명 정도로 예상된다. 한국계 서류미비자는 12∼15만명이고 이들에게서 태어나는 아기가 출생시민권을 못 받게 되는 것이다.
미국 내 한국계는 총 25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한인 밀집 지역에서는 서류미비자가 7∼8명 중에 1명 수준이다. 한 다리 건너면 서류미비자가 있을 정도로 많은 것이다. 판결을 앞두고 임신 중인 (한국계) 분들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한국으로 돌아가서 아기를 낳아야 하는지 문의가 많이 왔었다.
- 한국에서는 합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미국에 거주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은데.
▲ 서류미비자의 존재는 미국이 만든 것이다. 합법체류자들 사이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는 분야가 있고 서류미비자 커뮤니티에는 (그런 일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실업자가 없다.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때 필수업종 종사자들에게 영주권을 주자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통과는 안됐지만 당시 추정으로 총 1천200만명 중에 800만명이 서류미비자였다. 이들이 없었으면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미국이 망했을 것이다. 미국 경제에 서류미비자들이 지탱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고 이들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 대한 미국 내 한인사회의 우려는 여전한가.
▲ 트럼프 행정부는 추방된 이들의 출신국을 밝히지 않지만 법원기록 등으로 집계해보면 1년반 새 한인 300여명이 추방됐다. 과거에 한인 추방은 1년에 100명이 안됐다.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고 자진출국하는 분들도 많다.
서류미비자들은 불심검문에 걸릴까봐 밖에 나오기도 무서워한다. 처음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홍보 차원에서 체포 과정을 다 찍어서 공개했는데 지금은 조용하게 할 뿐 많이 줄지 않았고 계속해서 하고 있다. 출생시민권 역시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끊임없이 공격을 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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