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두고 8일째 공방…이란, 종전 양해각서 공식 백지화
트럼프 민간시설 폭격 위협에도 이란 "미국은 대악마" 강경
이란, 걸프국 공격 지속…이라크 내 친미세력 쿠르드도 피격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군 전사자 발생을 계기로 미국이 이란 상대 보복 공습의 규모를 키우고, 이에 대한 재보복으로 이란이 쿠웨이트 소재 미군 기지 2곳을 공격하는 등 양국간 무력충돌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중부사령부(USCENTCOM)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18일 오후 6시(이란 현지시간 19일 오전 1시 30분, 한국시간 19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 30분(이란 현지시간 19일 오전 7시, 한국시간 낮 12시 30분)까지 이란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도합 5시간 30분간 이뤄진 이번 야간 공습은 8일째 연속으로 이뤄졌으며, 미군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중부사령부는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에 대해 이란의 군사 해안 감시 시설과 방공 시설, 해양 역량, 미사일과 드론 창고 등을 성공적으로 타격해 이란의 군사 역량을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7일 미국 군인들을 공격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부대도 미국 군사자산의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17일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요르단 아즈라크 소재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를 공격해 이 기지에 근무하던 미군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쟁에서 미군 전사자가 나온 것은 4월 초에 휴전이 이뤄진 후 처음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개시했으며, 4월 초에 휴전에 들어가서 6월 중순에는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평화협상을 벌였으나 7월 초에 사실상 휴전이 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말까지 이란이 미국의 조건에 합의하지 않으면 발전소, 교량 등 기반시설까지 폭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군은 이미 교량 등 일부 민간시설을 파괴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란은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국영TV에 보낸 서면 입장에서 미국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미국 대통령의 서명이 가치도 효력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대악마'로 지칭하며 전쟁 재발을 두고 "미국의 부정직, 비합리성, 신뢰할 수 없음, 비열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미군의 공습은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유조선 등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데 쓰이는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하는 데 다시 집중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 국영 매체들이 전한 피해 상황에 따르면 미군은 19일 새벽 공격에서 호르무즈해협에 접한 이란 호르모즈간주(州)의 항구들을 주요 표적으로 삼았다.
19일 오전 1시 30분께 호르무즈 해협에 접한 항구도시 시리크가, 오전 2시 10분께에는 내륙 도시인 하자바드가 각각 공격을 받았다.
시리크와 하자바드는 반다르아바스에서 각각 남동쪽으로 100㎞, 북쪽으로 약 100㎞ 거리에 있는 소도시들이다.
또 오전 3시 40분께는 호르무즈해협 입구에 있는 에너지 물류 핵심 거점인 게슘 섬이 최소 6발의 미사일로 공격당했으며, 오전 4시 조금 전에는 이란 남부의 주요 항구인 반다르아바스 주변 주민들이 폭발음을 들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통신을 인용해 이란 서부 후제스탄주(州) 샤데간 근처 지역이 미군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샤데간은 이란-이라크 국경에서 약 80㎞ 떨어져 있다.
미군의 보복 공격에 맞서 이란도 재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이란 군부는 이날 쿠웨이트 소재 미군 기지 2곳의 미국 군사 자산을 상대로 자폭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이 밝힌 공격 표적은 우다이리 기지에 있는 미군의 탄약 창고와 알리알살렘 공군기지에 있는 패트리엇 레이더 시스템과 공중감시 레이더였다.
중동에서 미국의 대리세력으로 지목되는 이라크 내 쿠르드족 무장세력도 전쟁에 휘말렸다.
AP통신에 따르면 19일 이른 새벽에 이라크 북부에 있는 쿠르드족 반(半)자치구인 쿠르디스탄 지역의 에르빌 근처에 있는 쿠르디스탄자유당(PAK)의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아 대원 8명이 다쳤다.
이날 에르빌 주민들은 방공망이 가동되면서 나는 폭발음을 들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최근 에르빌은 최근 나흘간 여러 차례에 걸쳐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번 공격을 누가 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란 측의 공격이거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쿠르드족이 이란 내에서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개입할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쿠르디스탄 지역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PAK 등 이란 이슬람공화국에 반대하는 무장단체 대원들도 활동하고 있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주에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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