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파 이란 대통령 MOU 재강조…"항복 조항 하나도 없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키맨' 역할을 해온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24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한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무니르 총사령관의 방문이 이란 내 협상파에 힘을 싣고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무니르 총장은 다음 날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다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이날 성명에서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무니르 총장의 방문이 역내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려는 파키스탄의 계속된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의 실세로 평가받는 무니르 총장은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무니르 총장의 이번 방문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며 구체적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날에 맞춰 이뤄지는 것도 주목할 점으로 보인다.
무니르 총장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에서 직접 회담하는 등 그동안의 친분을 바탕으로 미국-이란 중재 과정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며 여러 제안을 전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내 협상파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미국과 체결한 MOU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국영 IRNA 통신이 공개한 '의사의 날' 기념 연설에서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위원들이 이 MOU를 존엄과 지혜, 국익에 기반한 최선의 합의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 합의에는 (이란의) 항복에 해당하는 조항이 단 하나도 없다"며 "모든 준수 사항은 상대측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고지도자가 정책을 결정하며, 우리는 그 길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란 MOU 체결 당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허가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적대국들에 맞서 물러설 의도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합의를 이란의 경제 전망과 연결 지었다. 현재와 같이 "전쟁도 평화도 아닌" 교착 상태에서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본과 돈은 위험에 매우 민감하다"며 "우리는 이러한 위험을 우리나라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도 세계가 이란의 승리를 인정하고 있다며 "우리가 힘과 존엄을 갖추고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6월 체결한 MOU는 전쟁을 끝내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60일이라는 시한을 설정했다.
그러나 해당 시한은 이미 만료됐고, 양측은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해상 운송에 핵심적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에서 타협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을 상대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며,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이란 경제압박 계획 내역을 공개하고 이를 통해 이란 정권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모흐센 레자이 SNSC 사무총장은 전날 다른 나라들에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가담하지 말라. 경제 제재 부과에 참여하는 어떤 국가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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