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 여야 공방 속 트럼프 '부정선거 방지책' 제동
"입증 안 된 문제 수정 이익이 투표권 침해보다 훨씬 작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추진하는 우편투표 제한 조치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인디라 탈와니 판사는 27일(현지시간) 연방기관이 작성한 명부에 없는 유권자에게 미국 우체국이 우편투표 용지를 배달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 등의 정책 집행을 중단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올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은 비시민권자 투표로 부정선거가 성행한다며 우체국이 여러 지정된 방식으로 우편투표를 통제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와 사회보장국 등 연방기관은 시민권자 명부를 만들어 각 주와 공유하고 우체국은 봉투에 개별 유권자의 바코드 부착을 의무화하는 등 우편투표 통제에 나서게 됐다.
미국 여성유권자연맹 등 투표권 옹호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 때문에 중간선거에 대규모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며 여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탈와니 판사는 일부 주에서 이르면 다음 주부터 투표용지를 발송해야 하는 까닭에 새 봉투를 만들어 발급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비시민권자 투표가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탈와니 판사는 이번 결정에서 투표권 옹호 단체들의 주장과 비슷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입증되지 않은 문제를 위헌 가능성이 큰 수단으로 바로잡으려는 우체국의 이익은 투표를 위해 우편투표에 접근해야 하는 시민들이 광범위하게 권리를 잃는 압도적 위험과 비교할 때 너무나 작다"고 판정했다.

탈와니 판사는 앞서 여러 차례 같은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의 우편투표 행정명령의 집행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지난 6월 민주당 소속 주지사, 법무장관들이 주도한 23개 주와 워싱턴DC 소송에서 해당 지역들에 미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달 11일에는 가처분을 미국 여성유권자연맹 등 소송 당사자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미국 연방 대법원은 우체국의 최종 규정이 확정되지 않아 소송이 너무 이르다며 지난 24일 탈와니 판사가 내린 가처분 명령을 해제했다.
우체국은 연방 대법원의 결정 뒤인 지난 26일 관보에 최종 세부 규칙을 고시했다.
탈와니 판사는 같은 날 기존에 내린 가처분을 일단 취소한 뒤 투표권 옹호단체들이 다시 제기한 소송에 맞춰 이날 다시 한번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번 가처분 결정은 일단 14일 동안 유지된다.
연방 항소법원은 한시적 결정과 관련한 분쟁에 관여하지 않는 사례가 많지 않지만 연방 법무부가 나서 불복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탈와니 판사는 일단 오는 9월 3일 더 장기적인 금지 명령을 위한 심리를 열 계획이다.
각 주는 이미 중간선거를 위해 봉투 인쇄 등 우편투표를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로 전해진다.
이를테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이르면 9월 4일에 투표용지 발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둘러싸고 매사추세츠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주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연방 상·하원 다수당과 경합 주 주지사가 바뀔 수 있는 중대 정치 이벤트인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공방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투표자 신원 확인과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당인 민주당은 투표가 모든 시민의 기본권리이기 때문에 국가는 유권자가 쉽고 편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반박한다.
여야의 명분 충돌 뒤에는 우편투표의 실질적 유불리를 따지는 정치적 셈법이 자리를 잡고 있다.
주로 대도시에 사는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주로 시골이나 교외에 사는 공화당 지지자보다 우편투표를 선호하는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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