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에도 일방적 집착·계획범죄 정황…경찰 '여성 살해 미수' 수사
가해 남성 고교 시절에도 폭력 이력…학생·교원 등 "학적 박탈" 촉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우루과이 명문 국립대학인 공화국대 의대 건물에서 10대 남학생이 동급생 여학생을 흉기로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피해자의 지속적인 거절에도 일방적인 집착과 스토킹 행각이 살인 미수 사건으로 이어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지 사회와 대학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3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일간 엘옵세르바도르와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3시 30분께 의대 수업이 끝난 직후 강의실 밖 복도에서 흉기를 든 남학생 A씨(19)가 동급생 여학생 B씨(19)를 공격했다.
B씨는 얼굴과 목·복부·팔 등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A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같은 과 동기일 뿐 연인이나 사적인 친분이 있는 관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목격자들은 A씨가 B씨의 거절에도 '스토킹에 가까울 정도로 집요한 집착'을 보여왔다고 진술했다.
파트리시아 아기레사발 의대 교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A씨가 장갑을 끼고 흉기를 미리 준비해 온 점,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복도에서 공격을 감행한 점 등이 그 근거다.

A씨는 고교 시절에도 여학생을 상대로 성희롱과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아 당국으로부터 20차례 이상의 심리상담과 재발 방지 워크숍 참가 등의 조치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우루과이 경찰청 가정폭력·젠더 전담국은 이번 사건을 단순 폭행이 아닌 '여성 살해 미수' 혐의로 격상해 수사 중이다.
리차르드 구티에레스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가해자가 보인 스토킹 및 집착적 행동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젠더적 관점을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의자 가족 측은 A씨의 정신 질환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의 정신 감정을 의료진에 의뢰했으며 A씨는 현재 경찰 감시하에 정신과 병동에 입원 중이다.

사건 후폭풍은 거세다. 대학 당국은 2일 수업을 전면 중단했다. 학내 안전망 구축과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학생들과 여성주의 단체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와 동맹휴업도 이어지고 있다.
대학 측은 A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고,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모든 학술 활동에 A씨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사건 발생 후 교원·학생 등으로 이뤄진 학내 단체 '여성 FMED'도 결성됐다. 이들은 대학 측에 재발 방지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모임을 주도하는 아기레사발 교수는 "법적 처벌과는 별개로 가해자가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도록 학적을 박탈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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