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주변 전투도 대비"…중·러 의식한 우주 군사화 새 지평

입력 2026-09-17 09:02  

미국 "달주변 전투도 대비"…중·러 의식한 우주 군사화 새 지평
군 수뇌부 연일 우주전 강조…"잠재적 적국, 우주로 전쟁 확대"
군비경쟁·진영대결 노골화에 '평화적 우주 활용' 조약 사문화되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지구 궤도를 넘어 지구와 달 사이 우주 공간을 미래 전쟁터로 지목하며 군사전략의 새 지평을 열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국방 콘퍼런스에서 군과 산업계에 우주전 비전을 제시했다.
케인 의장은 미군이 변화에 적응해 "해저에서 달과 지구 사이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싸우고 버티고 이기도록 준비돼야 한다"며 말했다.
그레고리 개그논 미국 우주군 전투군사령부 사령관도 이날 취재진에 "인류가 우주 더 깊이 진출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익을 방어할 준비를 돕는 게 우주군의 역할"이라고 거들었다.
미군 수뇌부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실제 전투에 쓸 수 있는 무기를 우주에 들여놓기 시작했다고 처음으로 공개한 뒤에 나왔다.
트로이 메인크 미국 공군장관은 지상군과 위성을 보호할 우주 무기를 지구 궤도에 실전 배치했다는 사실을 지난 14일 같은 콘퍼런스에서 확인한 바 있다.
미군은 중국을 비롯한 전략적 경쟁국들이 우주를 전장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주장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는 위성을 타격하는 역량을 시연했지만 이는 지상에서 자국 위성을 표적으로 삼는 정도에 국한됐다.
미군은 중국과 러시아 등이 지구와 달 사이 우주공간에서 적대국 자산을 무력화할 군사적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본다.
개그논 사령관은 "잠재적 적국들이 전쟁을 우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은 정보 당국이 계속 내놓은 명백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같은 우리의 잠재적 적국들이 우주의 다수 영역, 특정 체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우주 위기를 관리할 역량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2024년 우주군을 창설한 바 있다.
미국은 그보다 이른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우주군을 창설해 지구와 달 사이에서 발생할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미군이 거론한 우주 무기는 우주를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비무장 상태로 유지한다는 관습과 국제적 합의에 어긋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1967년 외기권 조약(Outer space Treaty)을 체결해 우주를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 조약에는 핵무기를 우주에 배치하지 않고 우주 물체로 촉발한 손해를 책임진다는 내용 등이 골자로 담겼다.
국제사회에서는 우주 무기 개발을 제어하려는 일련의 시도가 있었으나 진영 대결에 따른 유엔의 기능부전과 맞물려 결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은 외기권 조약을 재확인하고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우주에 들이지 말자는 결의안을 2024년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다.
이 결의안은 안보리 15개국 중 13개국이 찬성했으나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중국이 기권하면서 부결됐다.
러시아는 같은 해 5월 모든 무기의 우주 배치를 영구적으로 금지하자는 자체 결의안을 냈으나 이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반대로 무산됐다.
개그논 사령관은 1967년 외기권 조약을 준수할 것이냐는 말에 "우주의 모든 영역에서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작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우주에서 총탄이나 미사일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관한 우주군이나 미군 전체의 정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개그논 사령관은 미군이 향후 5년에 걸쳐 우주군 규모를 2만5천명 정도로 2배 증강할 것이며 증원 3분의 2는 전투군사령부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국가 방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 역량을 보유한다"며 "군사 역량을 보유하는 이유는 억지력 창출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원론을 강조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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