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선앞 지지율 하락에 선심정책…현금 풀고 금리 인하

입력 2026-09-18 02:08  

룰라 대선앞 지지율 하락에 선심정책…현금 풀고 금리 인하
트럼프 대통령에는 "브라질 대선에 간섭 말라" 경고
줄곧 앞서다 최근에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에게 역전당하기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내달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부심하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선심성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지지층 결집과 함께 세 확장에 나섰다.
통산 4선에 도전하는 룰라가 이끄는 브라질 정부는 저소득층 지원금을 전격 인상하는 한편, 룰라 측 인사들이 반수 이상을 차지한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세계적 금리 인상 기조와는 반대로 금리를 인하했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브라질 대선에 간섭하지 말라"며 경고했다. 브라질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동시에, 외교 무대에서 미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 있는 '스트롱맨'의 이미지를 부각해 표심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브라질 기획예산부는 17일(현지시간) 대표적 복지 프로그램인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의 현금 지원금을 15% 인상한다고 밝혔다. '볼사 파밀리아'는 룰라 대통령이 이끄는 노동자당(PT)을 상징하는 핵심 정책이며, 오랫동안 사회 복지의 중심추 역할을 한 정책이다. 월 소득 218헤알(약 6만원) 이하인 가정에 기본 소득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게 뼈대다.
이번 인상에 따라 월 최저 기본 지원금은 600헤알(16만원)에서 691헤알(18만5천원)로 인상되며 이로 인한 재정 비용은 올해 58억헤알(1조5천억원), 내년에 220억헤알(5조9천억원)이 발생한다고 브라질 정부는 밝혔다. 다만 추가 지출이 기존 예산 배정 내에서 이뤄져 재정 건전성 목표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에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다섯 번 연속 인하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3.75%가 됐다. 통화정책위원회는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면서도 노동시장이 활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돈 풀기' 및 완화 정책은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 답보 또는 하락세와 맞물린 시기에 나왔다고 현지 언론 폴랴지상파울루와 인포바에, 로이터통신 등은 지적했다. 부패 혐의를 받는 아들 '룰리냐'에 대한 연방 당국의 수사, 일자리·개인대출 증가 등 악화하는 경제 사정 등이 현재 갈길 바쁜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꾸준하게 대선 지지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 오던 룰라 대통령은 대선이 다가오면서 우파 야권 후보인 자유당(PL)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오차 범위 내의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전날 발표된 아틀라스인텔과 블룸버그의 대선 지지 후보 여론조사 결과, 룰라는 결선투표 가상대결에서 46.8%의 지지율을 기록해 보우소나루 후보(47.2%)에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주 초인 15일 발표된 퀘스트 조사에서도 룰라(40%)는 보우소나루(42%)에게 2%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이런 지지율 하락 국면 속에서 룰라 대통령은 완화 정책으로 대내 불만을 다독이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날 유세 현장에서 미국이 브라질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자국의 조직범죄 소탕 방식을 비판한 점을 겨냥, 다가오는 유엔 총회 연설차 뉴욕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브라질 대선에 "간섭하지 말라"고 직접 경고하겠다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 측을 향해 "브라질은 낮에는 국기를 흔들고, 밤에는 미국에 몸을 파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양국 관계는 플라비우 후보의 부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기도 연루 재판을 빌미로 미국이 브라질에 보복성 관세를 가하면서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보우소나루 가문은 트럼프 측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대통령은 오는 22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동선이 겹칠 수 있으나 두 정상 간 구체적인 양자 회담 일정은 잡혀 있지 않았다고 인포바에 등 외신은 전했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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