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 금 노린 트럼프…정작 잇속은 범죄조직 주머니로

입력 2026-09-29 05:19  

베네수엘라 금 노린 트럼프…정작 잇속은 범죄조직 주머니로

베네수엘라 금 노린 트럼프…정작 잇속은 범죄조직 주머니로
카르텔과의 전쟁 선포했으나 오히려 금 착취로 범죄조직 이권만 보장
"베네수엘라 금 90%가 범죄적 방식으로 생산"…베네수 金 미국 창고에 방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황금으로 가득 찬 전설의 도시. 역사적으로 황금 도시를 찾아 인류가 여정에 나선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엘도라도를 찾아 라틴아메리카를 배회했고, 미국인들은 금을 찾아 서쪽으로 향했다. '고 웨스트'(Go West)의 결과물은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였다.
21세기 최강국이지만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골드러시에 동참했다. 약 180년 전 미국인들은 서쪽을 향해 갔지만, 트럼프 정부의 시선은 남쪽을 향하고 있다. 석유와 금 자원의 보고 베네수엘라가 그 대상이다.
그러나 환상을 좇던 과거의 탐험가들이 어려움을 겪었듯 트럼프 행정부도 암초와 만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후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자원 회사들과 손잡고 광산 개발에 착수했으나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막대한 금광 개발의 이익이 범죄조직 카르텔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정권 퇴출 직후 트라피구라 등 글로벌 원자재 거래업체들과 손잡고 베네수엘라 국영 광산기업 '미네르벤'으로부터 금을 수입하는 새로운 정책을 단행했다. 백악관은 이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자원을 장악하고, 이란 등 과거 적대국으로 흘러가던 부의 유출을 막는 동시에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었다.
실제로 트라피구라는 계약 직후 파이프라인을 가동해 매월 400㎏에 달하는 금괴를 미국으로 실어 나르며 초기 성과를 냈다. 그러나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심각한 구조적 모순이 도사리고 있었다.



NYT에 따르면 현지 악명 높은 무장 갱단인 '트렌 데 구아야나'를 비롯한 범죄조직과 부패한 군부 세력은 베네수엘라 금 주요 생산지인 남부 광산들을 철저하게 장악하고 있다. 노동자와 계약업체들은 채굴한 금의 일정 비율(약 20%)을 갱단에 보호세로 상납하는 이른바 '엘 시스테마'(el sistema)라는 착취 구조 속에 갇혀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마약 카르텔과 범죄 조직 소탕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워온 트럼프 행정부가 역설적으로 현지 범죄 조직들에 합법적인 달러 줄을 대어주는 꼴이 된 것이다. 백악관은 베네수엘라 전 정권과는 달리 "광산 산업을 정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발 자금이 범죄 카르텔로 흘러 들어간다는 의혹은 지속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백악관이 정치적 성과를 내기 위해 자원 수입을 지나치게 서두른 '속도전' 탓에 후폭풍은 더욱 거세졌다. 국제 정제 업계는 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 부패, 범죄 조직 연계 여부, 환경 파괴 등을 철저히 검증하는 엄격한 실사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라피구라 등이 서둘러 들여온 수억 달러어치의 금괴는 이러한 국제 검증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현재 미국 내 창고에 오롯이 방치된 상태다. 금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정제업체들이 '범죄 세탁' 연루를 우려해 베네수엘라산 금을 외면하면서 미국 정부가 실질적인 혜택을 현재까지는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부패 단체인 FACT 코알라의 줄리아 얀수라 디렉터는 "베네수엘라 금의 90%가 범죄적 방식으로 생산된다"며 "정상적인 공급망을 찾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라고 지적했다.


buff2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