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 美농민 반감 커지자 트럼프 행정부, 전방위로 유럽 압박
에너지장관 "유럽의 방출 확신"…재무장관 "즉시 추가 공급 확보해야"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경윳값이 폭등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유럽에 비축 경유를 방출하라고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텍사스주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유럽 국가들에 경윳값을 내리기 위해 비축 경유를 방출할 것을 물어볼 것이냐'는 질의에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들(유럽)은 경유를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모든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우리는 민주당으로부터 최악의 수치를 물려받았지만 그걸 크게 낮추고 있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가는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훨씬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의식한 듯 "우리는 바이든이 하지 않은 일을 했다.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며, 우리가 그걸 했다"며 "안타깝게 바이든과 다른 많은 대통령은 그걸 하지 않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공화당 일각에서 요구하는 미국산 경유 수출금지 대신 유럽에 전략비축 경유를 방출할 것을 요구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 경윳값을 안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내 경윳값은 갤런(1갤런은 3.78리터)당 6.38달러 수준으로 1년 전 3.70달러에 비해 크게 오른 상태다.
폭등한 경윳값으로 인해 수확철을 앞둔 미국 농민들은 농기계 운영비가 크게 늘어 타격을 입고 있고, 운송비나 난방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내 물가 상승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 장관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럽에 전략비축유 방출을 요청할 것이냐'는 질의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라이트 장관은 "유럽은 정유 능력의 상당 부분을 대륙 밖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당연히 공급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그 결과 막대한 경유 비축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 세계의) 경유 수출을 회복하고 있지만, 현재는 매우 빠듯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라이트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 정유소들은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유럽도 이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할(비축유를 방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확철과 겨울 난방유 수요가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경유 비축분을 조율해 방출할 때"라며 "지금이 시장에 더 많은 경유를 공급할 때이며, 그 경유는 사용가능하다. 곧 긍정적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며 "유럽의 파트너국은 기존 약속 이행을 가속화해야 하며, 현재 지속하는 차질을 해결하기 위해 즉시 추가 공급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베선트 장관의 언급도 유럽에 전략비축 경유를 방출하라는 요구다.
베선트 장관은 그러면서 "전 세계적 경유 부족의 부담을 미국 농민, 트럭 운전사, 기업들이 홀로 떠안아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동맹국들이 약속에 걸맞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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