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11%…강남3구·용산 대출 비중 일제히↓
15억 이하 대출한도 추가 축소 주장에 "실수요자 부담" 지적
(세종=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서울에서 집을 살 때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하는 정도가 강남권과 외곽 지역에서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는 주택 구입자금 중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크게 낮아진 반면 노원·도봉구에서는 높아졌고 강북구는 30%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추가로 낮출 경우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외곽의 주택 구매자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노원구 주택 구매자의 전체 매입자금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8.2%로 집계됐다. 작년 30.0%보다 8.2%포인트 높아졌다.
도봉구도 같은 기간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28.0%에서 31.9%로 3.9%포인트 상승했다. 강북구는 31.5%에서 31.4%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는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일제히 낮아졌다.
강남구는 작년 20.9%에서 올해 1∼8월 9.3%로 11.6%포인트 떨어졌고, 서초구는 18.0%에서 9.5%, 송파구는 21.1%에서 13.8%, 용산구는 17.5%에서 10.9%로 낮아졌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합친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작년 19.8%에서 올해 1∼8월 11.1%로 낮아졌다.
대신 이들 지역에서는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 매각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강남구는 이 비중이 작년 5.5%에서 올해 14.8%로 높아졌고, 서초구는 5.3%에서 15.6%로 상승했다. 송파구도 4.1%에서 10.8%, 용산구는 7.0%에서 15.5%로 높아졌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합쳐 보면 금융기관 예금액 비중도 작년 16.5%에서 올해 19.8%로 상승했다. 증여·상속으로 마련한 자금 비중 역시 4.7%에서 7.0%로 높아졌다.
노도강에서는 주택구입목적 주담대 최대한도가 6억원인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서울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노원구 아파트 거래의 99.8%가 15억원 이하였고, 도봉·강북구는 전부 15억원 이하였다. 서울 전체에서도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79.9%에 달했다.

이에 따라 15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주담대 6억원 한도를 추가로 낮출 경우 서울 외곽의 주택 구매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주택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대출 규제를 추가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택 공급에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어 지금은 대출 규제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5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6억원씩 대출해주는데 이를 계속 유지할 경우 더 많은 국민에게는 주거 사다리가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현행 대출 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대출 규제를 강화할수록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에게 주택 구매 기회가 쏠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는 매수 여력을 직접 제약하므로 단기적으로 매수 경쟁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그것이 집값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며 "대출 한도가 줄어도 주거 수요는 사라지지 않아 금융 여력이 있는 구매자 중심으로 거래가 재편될 뿐"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특히 15억원 이하 주택의 대출 한도를 추가로 낮추는 데 대해 "무주택 전세입자는 오르는 전세보증금을 부담하면서 살다가 자가 전환 시점에는 자금 부족으로 내 집 마련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출 규제가 억제하는 것은 '매수 수요'이지 '주거 수요'가 아니다"라며 "매수가 차단되면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고 대출 한도 축소로 매수 선택지는 줄어 규제의 비용이 결국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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