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피격에 시야 확 좁아져…처음엔 기내 천장 일부 떨어진 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승객들이 가득 탄 여객기를 추락시키려던 부기장에게 흉기로 습격당했던 아랍에미리트(UAE) 저비용항공사 플라이 두바이의 기장이 첫 언론 인터뷰에서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오직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고 털어놓았다.
인도 국적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은 17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 아라비아와 인터뷰에서 당시의 끔찍했던 경험을 전했다. 마차르가 사건 발생 후 언론 인터뷰에 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말 두바이발 텔아비브행 여객기에서 벌어진 이 사건에선 마차르 기장과 승무원, 승객들의 대처로 대형 참사를 막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와 한쪽 손에 붕대를 감은 마차르 기장은 UAE의 한 병원 병상에 누워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조종석 뒤편에 서 있던 부기장이 비상용 도끼로 머리 뒤통수를 내리쳤을 때를 묘사하며 "시야가 불과 몇 인치 앞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좁아졌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기내 천장 일부가 떨어진 줄 알았으나, 공격이 이어졌고 자신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손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마차르 기장은 승객으로 탑승 중이던 또 다른 비번 조종사가 조종실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조종실 문을 열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투를 벌였다고 전했다.

그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동료의 이름을 계속 외쳤고, 손 바로 옆에 있던 문 개폐 스위치를 작동시키려 안간힘을 썼다"며 "문을 겨우 열었던 기억이 나지만 문은 다시 닫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온몸에서 피가 쏟아져 내리고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으며, 의식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엔진 소리가 잦아들더니 직후 항공기가 급강하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며 절체절명의 순간을 증언했다.
다행히 다른 동료 조종사가 조종실에 진입해 난동을 부리던 부기장을 제압하고 항공기를 무사히 착륙시켰다.
마차르 기장은 기지를 발휘해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킨 동료 조종사의 대처에 대해 "크게 칭찬받아 마땅한 행동"이라며 "죽을 때까지 이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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