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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그림자 선단' 비축유 동났나…아시아行 유조선 물량 소진

입력 2026-10-22 12:22  

이란 '그림자 선단' 비축유 동났나…아시아行 유조선 물량 소진

이란 '그림자 선단' 비축유 동났나…아시아行 유조선 물량 소진
말레이시아·싱가포르 연안 등 유조선 수출 이달 중순 고갈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봉쇄가 지속되면서 이란이 원유 수출을 위해 조성했던 '그림자 선단'의 원유가 모두 바닥난 것으로 추정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주요 거래처인 중국 등에 원유를 수출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그림자 선단을 조성해왔다.
아시아 해역에 원유를 가득 실은 유조선을 띄워두고 미국의 제재망을 피해 원유를 수출해온 것이다.
해양정보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과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이란은 약 1억3천500만배럴의 원유를 해외에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중 상당량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연안에 있었다.
이란은 지난 4월 미국이 해상봉쇄 조치를 취하자 이곳에 보관해뒀던 원유를 팔아 전쟁 중 필요한 현금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미군의 봉쇄가 지속되면서 추가로 원유를 실어 나르지 못해 이곳에 저장해둔 원유도 이달 중순에는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반이란 단체 '핵무기 없는 이란을 위한 연대'(UANI)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8∼9월에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고 동남아시아 해역의 비축유도 10월 초 이미 1천만배럴 이하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호마윤 팔락샤히 케플러 분석가는 "중국으로 더 이상 보낼 원유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WSJ은 석유 판매 수입을 더는 거둘 수 없게 되면 가뜩이나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에 또 다른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해협 봉쇄로 이란이 최소 250억달러(약 33조원)에 달하는 석유 수입을 잃게 됐으며 이는 결국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 판매는 이란의 가장 큰 외화 수입원이다.
정부 수입의 약 30∼40%가 원유 판매에서 나오는 만큼 원유 수출이 막히면 경제에 미칠 영향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팔락샤히는 "미국이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이란을 다시 핵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압박하거나 내부에서 반정부 시위가 촉발돼 정권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데 도박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WSJ은 이란이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버텨온 만큼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란 정부도 경제 압박을 견뎌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압돌나세르 헤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이란 경제는 매우 뛰어난 회복력을 보여왔으며 이란 경제가 붕괴하고 있다는 주장은 그냥 착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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