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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사람은 일하고 밥을 먹는 존재다 2024-05-21 18:12:44

    무명의 문학청년으로 무위도식하던 젊은 날 내 꿈은 평생 일하지 않고 사는 것이었다. 책을 쌓아놓고 종일 빈둥거리는 것, 평생 완벽하게 노동의 면제를 받는 삶, 그게 내 버킷리스트였다. 이따위 철없고 한심한 망상에 빠져 시립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을 뒤적이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대는 승리한 자, 자기를...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봄은 무슨 꽃으로 가슴을 문지르기에 이토록… 2024-05-07 18:25:25

    봄은 먼 데서 온다. 천지간에 꽃을 뿌리며 봄은 온다. 햇빛이 도타워지며 꽃나무들은 기운생동해서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초목들은 연초록 새잎을 다투어 낸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찾아와서 우리들 찢긴 가슴에 꽃을 문지른다. 땅속 구근에선 새싹이 올라오고 나뭇가지마다 꽃망울이 터지는 이맘때마다 비극과 참사를...

  • [한경에세이] "책을 안 읽어서 바쁜 겁니다" 2024-04-17 18:02:29

    흔들리지 않았다. 광화문 교보생명의 글판에 한때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 걸렸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 대추를 익게 한 천둥과 벼락이 도끼다. 내가 읽은 책들이 평생 나의 도끼다.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을 이젠 하지 않으...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주말엔 K리그를 보러 가자! 2024-04-16 18:25:33

    겨울 스포츠가 막을 내리고 야외 스포츠가 개막할 무렵, 나는 설레기 시작한다. 축구광은 아니지만 저녁에는 K리그 경기중계를 기다리고, 새벽에는 프리미어 리그 중계를 눈을 부릅뜬 채 기다린다. 조명이 비추는 잔디밭은 마치 녹색 융단이 깔린 것 같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내 심장의 박동수는 빠르게 올라간다. 스물두...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싸울게요, 아직 안 죽었으니까" 2024-04-02 17:42:21

    인류 역사는 곧 폭력의 역사라는 말은 조금도 새롭지 않다. 전쟁, 약탈, 살인, 고문 같은 폭력이 역사에서 자취를 감춘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폭력은 한마디로 짓밟음, 목조르기, 사악함의 무분별한 과시이고, 아울러 타자를 부정하고 배척하는 일체의 행위를 포괄한다. 타자를 짓누르고 침식하며 영혼을 일그러뜨리는...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차갑게 생각하고 뜨겁게 살라! 2024-03-19 17:48:05

    어마어마한 에너지장인 우주는 양자 역학의 원리가 작동하는 가운데 제 질서를 유지한다. 수천억 개의 별들, 은하계, 성운, 암흑물질 같은 실재들은 광대한 우주 안에서 상호 영향을 미치며 공존하는 것이다. 이 중 지구는 창백한 빛을 내는 아주 작은 점이다. 이 사랑스러운 녹색별은 우리은하 소속 오리온자리 나선팔에...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어느 날 나는 누구인가, 라고 묻는다 2024-03-05 18:06:54

    최근 어느 저녁 귀가하다가 여행에의 욕구가 푸른 싹처럼 내면에서 돋아난 걸 깨달았다. 이것은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온갖 여행들로 직조되는 게 인생살이 아니던가! 여행과 마찬가지로 삶은 미지에로의 투신이다. 이 느닷없는 여행 욕구는 주변을 겉도는 느낌, 모호한 기분들, 허전함과 지루함과 쓸쓸함, 아무도...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헬조선'과 염세주의 철학의 열풍 2024-02-20 17:47:09

    요즘 서점가에서 쇼펜하우어의 이름을 달고 나온 책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고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해 보니, 정작 쇼펜하우어 철학의 정수를 담은 는 꿈쩍도 하지 않는데, 그와 관련된 철학책 세 권이 동시에 매우 높은 판매지수를 기록하며 당당하게 베스트셀러 목록 상단에 올라 있다. 이 현상을 염세주의 철학의...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사랑하는 이의 얼굴은 왜 아름다운가 2024-01-30 18:09:28

    이것은 얼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잃어버린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황홀한 이상향이었다가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가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사랑의 이야기다. 사랑을 잃은 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그의 손에 남은 것은 사랑의 희미해진 기억뿐이다. 나는 인생의 상류인 젊은 날에서 멀리...

  •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싸락눈이 검고 짙은 눈썹을 때리니 2024-01-16 17:59:32

    내가 사는 파주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고장이다. 오늘도 수도권 일대에 눈이 내린다는 기상예보가 있고 곧 대설주의보로 바뀌더니 오전부터 눈발이 희끗희끗 흩뿌린다. 금세 눈발이 굵어진다. 창밖으로 내다보니 방금 피자가게에서 나온 남자의 검은 머리에 눈이 덮인다. 사거리 신호등 앞에서 대여섯 명이 교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