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도 하청노조와 교섭" 중노위 1호 재심…초심 뒤집혔다

입력 2026-06-04 20:44   수정 2026-06-04 21:26



중앙노동위원회는 4일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중흥건설㈜ 및 중흥토건㈜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신청'에서 초심인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두 건설사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도록 판정한 것이다. 한국타워크레인노동조합은 다른 원청 건설사들을 상대로 신청했다가 취하한 사건들에서도 추후 순차적으로 교섭 요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판정은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원청의 사용자성과 관련해 내린 첫 재심판정이다. 초심인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을 당사자가 다툴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재심을 받게 된다.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은 올해 3월 12일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등을 포함해 90여개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일괄 교섭요구를 했다. 하지만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노조는 같은 달 24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했다.

전남지노위는 4월 10일 "원청사들이 근로조건 등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가지거나 결정할 수 있는 지위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반면 극동건설을 상대로 신청한 지방노동위원회 사건은 인용돼 엇길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노조는 전남지방노동위 판정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조가 교섭요구한 의제 중 산업안전(작업환경 포함) 분야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중노위는 하청사인 타워크레인 임대업체가 단독으로 작업 관련 유해·위험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해체 등 구조적 개선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상 원청사가 실질적·구체적으로 해당 사항을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다만 노조가 함께 요구한 '원청의 임금 직불제' 의제에 대해서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중노위는 '노사 자율교섭'을 통한 제도 개선 논의는 가능하지만, 원청이 임금 관련 사항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정은 건설업 등 산업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신청을 93건 제기했지만 이 중 중흥건설, 중흥토건, 극동건설을 제외한 90건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지방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지난 3월 20일 일괄 취하한 바 있다.

노동조합의 김경수 위원장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취하한 사건도 순차적으로 다시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시정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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