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줄던 은행 정기예금이 다시 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매달 6조원 이상 증가하다가 이달 들어 1주일 만에 12조원이 은행 예금으로 들어왔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예금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7일 기준 962조70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950조7523억원에서 1주일 만에 11조9486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이 960조원을 넘긴 건 작년 11월(971조9897억원) 후 약 7개월 만이다.지난해 말부터 투자자가 증시로 이동하면서 은행 정기예금은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말 971조9897억원이던 5대 은행 정기예금은 한 달 뒤 939조2863억원으로 32조원 이상 줄었다. 올해 1월에도 2조4000억원가량의 정기예금이 빠져나갔다. 이후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두 달 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정기예금은 5월 944조7161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조원 이상 늘었고, 6월에도 6조원 넘는 돈이 정기예금으로 유입됐다. 코스피지수가 8000을 넘긴 뒤 단기 고점에 다다른 것으로 본 투자자가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된 뒤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도 투자자가 예금으로 돌아온 배경으로 꼽힌다.
수출 증가로 이익이 늘어난 기업도 여윳돈을 은행에 맡기고 있다. 은행권은 이런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전에 수신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가중평균 금리는 5월 기준 연 2.93%로 3월(연 2.82%) 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연 3%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도 많아졌다.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연 3.83%),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연 3.75%),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연 3.75%) 등이 대표적이다. 5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연 3.30%)이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신 금리가 오르면서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정기예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초처럼 증시가 급등하지 않는 한 정기예금이 꾸준히 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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