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보다 낫다" 타임스스퀘어에 50m 줄…미국서도 통했다

입력 2026-08-22 07:00   수정 2026-08-22 07:37


“한국 화장품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고 혁신적입니다. 기초 제품의 기본기는 샤넬보다 낫죠.” (뉴욕 거주 뷰티 인플루언서 이벨리나 스테파노바씨)

20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 심장부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글로벌 화장품 유통업체 세포라의 대형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올리브영 간판이 걸린 공간에서 뉴요커들이 화장품 사용법을 듣거나 제품을 골라 담고 있었다. 브랜드가 아닌 ‘스킨’, ‘마스크’ 등 품목으로 구분된 판매 공간에는 ‘수분쿨링마스크’, ‘예쁘다’ 등 한국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올리브영은 이날 세포라 미국 매장 580여 곳에 한국 화장품 전용 판매대 ‘올리브영 K뷰티 에딧’을 열었다. ‘숍인숍’이나 전용 판매대 형태로 세포라에 들어갔다.

판매 제품은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피부관리 제품을 중심으로 리쥬란, 토리든 등 19개 브랜드의 제품 약 150종이다. 20대 대학생 럭키씨는 “올리브영이 미국에 진출하기 전부터 홈페이지에서 주문해 한국 제품을 쓰고 있었다”며 “한국 화장품은 질감이 부드럽고, 선크림은 하얗게 뜨는 현상이 없어서 좋다”고 평가했다.

세포라 매장에서 5분 거리의 타임스스퀘어 광장에 설치된 올리브영 팝업 트럭에선 마케팅 행사가 열렸다. 올리브영은 ‘한국 1위 뷰티 스토어가 세포라에 왔다’는 입간판을 설치하고, 체험행사에 참여한 사람에게 샘플을 무료로 제공했다. 팝업 트럭 주변엔 한 때 50m 넘는 줄이 생길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뉴욕에 거주하는 40대 캐런씨는 “지난달 한국을 다녀왔기 때문에 ‘올리브영’ 로고를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며 “딸들이 K뷰티를 좋아하기 때문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샤르도네 씨는 “회사 동료가 팝업에 방문해서 샘플을 받았다고 해서 왔다”며 “한국 제품은 자연 성분을 사용하고, 제품 포장도 깔끔면서 심플해 신뢰가 간다”고 했다.

올리브영이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해 세포라와 손을 잡은 이유는 ‘윈윈’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올리브영이 놓쳐선 안 될 거대 화장품 시장이다. 미국에서 팔린 한국 화장품(대미 수출액)은 2024년 17억달러로 프랑스를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24.7%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올리브영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선 직매장 2개를 열고 인지도를 키우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진출 지역을 다양화해 매장도 5개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좀 더 신속하게 미국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선 세포라와 손을 잡는 게 더 효율적이고 파급력이 클 것으로 봤다.

김성용 CJ올리브영 글로벌B2B마케팅팀장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K뷰티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경쟁력 있는 중소·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을 골랐다”며 “미국 뷰티 업계의 주류 트렌드로 떠오른 K뷰티의 소비 저변을 더욱 빠르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사업은 미국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CJ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CJ그룹은 지난해 8조원을 기록한 북미 매출을 2028년까지 12조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잡았다. CJ 관계자는 “식음료,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올리브영이 미국 사업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며 “전문 유통 플랫폼이 수많은 브랜드와 함께 진출하는 방식을 통해 미국 내 한국 화장품의 판매 구조까지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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