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독자들이 하루도 빼놓지 말고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감상을 보내줍니다. 한국 독자들의 감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재미있게 다가와요.”
소설가 황보름은 2일 서울 정동 한 식당에서 열린 100만 부 판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국경을 넘어 깊은 사랑을 받는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위로받고 용기를 얻었다’는 반응부터 ‘책을 읽은 뒤 삶이 바뀌었다’는 고백까지 세계 독자들이 보내오는 감상도 다양하다고 한다.
2022년 1월 국내서 출간된 이 소설은 한국어를 포함해 35개 언어로 50개국 이상에서 출간돼 세계 누적 판매량 100만 부를 돌파했다. 출판사 클레이하우스에 따르면 한국어판과 영문판이 각가 30만 부 이상, 튀르키예어판이 20만 부 이상, 브라질 포르투갈어판이 10만 부 이상 팔렸다. 황보름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삶에 지친 주인공 영주가 서울의 한 주택가에 작은 서점을 열면서 시작된다. 서점에 모여드는 평범한 사람들이 책과 대화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각자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과정을 그렸다.
황보름은 이 이야기는 자신을 위해 쓴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했던 그는 회사를 떠난 뒤 글쓰기에 매달렸다. 하지만 투고한 원고는 잇따라 거절당했고, 어렵게 출간한 에세이도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황보름은 “밖에서 보면 실패한 삶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저는 그 삶이 좋았다”며 “소설 속 사람들이 성공의 길에서 이탈하거나 진입하지 못했어도 잘 살아가는 모습을 쓰면서 저를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8년 완성한 원고는 한동안 노트북 안에 잠들어 있었다. 누군가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총 세 부를 출력해 가족과 지인에게 건넸다. 이후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밀리의서재 전자책으로 먼저 나왔다. 클레이하우스가 종이책으로 출간한 이후 해외에 번역되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황보름은 지난 6월 두 번째 장편소설 <윗집 부부>를 냈다. 이는 출간 전부터 15개국에 판권이 수출됐고 5억원이 넘는 선인세를 기록했다. 황보름은 “전작과 다른 소설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이 전작처럼 따뜻함을 느꼈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는 황보름의 작품이 해외에서 깊은 사랑을 받는 데 대해 “한국 소설이 해외에서 번역되고 소개되는 차원을 넘어 입소문 만으로 현지 독자들이 직접 구매하고 읽고 추천하는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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