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 '암살자(들)'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관련 행사를 모두 접기로 결정했다. 당초 예정됐던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와 야외무대인사가 전격 무산되면서, 극장가 안팎을 달군 논란이 영화제 현장까지 여파를 미치는 모양새다.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2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최근 영화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관객 및 참석자들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검토했다"며 "예정되어 있던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 및 7일 야외무대인사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일정이 번복됐다.
제작사 측은 "원활한 행사 진행과 안전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관람객들의 양해를 구했다.
영화제 사무국 역시 "제작사의 요청에 따라 개막식 참석 및 야외무대인사 스케줄이 취소됐다"며 "참석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제작진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1일에는 배우 이민호의 단독 토크 프로그램인 '액터스 하우스'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됐다. 사전 예매 티켓이 일괄 환불 처리됐으나 팬들의 원성이 커졌다.

이처럼 영화제가 파행을 겪게 된 배경에는 1974년 8·15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둘러싼 왜곡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사법부 판결상 조총련계 문세광의 단독 테러로 결론 난 사건에 대해 배후 의혹을 제기하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채택하면서 보수 진영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사건 관련 의문점들은 과거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등 지상파 탐사 보도 프로그램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통해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단정 짓거나 기존 역사적 팩트를 부정·왜곡하려는 의도는 일절 없었다"며 "작품 속 설정은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극적 가설일 뿐 사실로 제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배우 자택 앞 집회 시위 등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영화제 일정 전면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지게 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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