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태균에 대해 이상한 느낌이 들었을 때 즉시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접근하게 여지를 두고 법정에 서게 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훔치며 무죄를 호소했다. 오 시장은 "특검이 의뢰했다고 주장하는 여론조사와 관련해 사전에 논의하거나 결과를 받아 선거에 활용한 사실이 단연코 없다"며 "캠프가 부담할 비용을 타인에게 대신 내달라고 할 이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특검의 공소사실을 두고 "서울시장 출마 선언 직후라 판세가 언제든 변할 수 있어 여론조사 결과의 유불리가 크게 유의미하지 않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초선의원 시절 정치자금 수수를 투명하게 하는 법(오세훈법)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며 "그런 제가 후원자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은 지금까지 지켜온 신념과 어울리지 않으며,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무죄를 호소했다.
항소심에서는 새로운 증거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오 시장 측은 "하여튼 오세훈이는 몰라요. 내가 오세훈이한테 십원짜리 한번 받았냐"는 명씨와 김씨의 통화 녹음을 증거로 내며 여론조사와 비용 대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명씨 당시 발언이 후보 단일화 전략 등 세부 진행 상황을 모른다는 의미였다며 반박 진술서를 내 맞섰다.
이날 검찰은 실형을 구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 시장에게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유력 정치인으로서 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함에도 여론조사 비용을 제3자에게 대납하게 했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로부터 10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선거캠프 총괄 책임자였던 강 전 부시장을 통해 김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10건 중 5건(총 2100만원 상당)을 유죄로 인정해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직을 잃게 된다. 오 시장의 시장직 유지 여부가 갈릴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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