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서울 구금고에는 관심을 두지 않던 하나은행도 최근 서울 양천구 입찰에 제안서를 냈다. 양천구는 최근 시금고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인천과 인접한 지역으로 오랫동안 우리은행이 금고 운영을 맡고 있다.
11년 전 우리은행의 독식 구조가 깨진 후 금고 운영을 둘러싼 경쟁이 차츰 가열되는 양상이다. 우리은행은 2014년까지 서울 25개 자치구의 1금고를 모두 차지했지만, 그 후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금고지기 자리를 하나둘씩 가져가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우리은행이 14곳, 신한은행이 6곳, 국민은행이 5곳의 금고를 나눠 맡는 구도다. 서울 구금고는 예산 규모가 지방 소규모 시군보다 많고 구청 공무원, 지역 기업과 거래를 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인천에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혈투를 벌인 시금고에 이어 구금고를 두고도 승부를 겨루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인천시금고 수성에 성공한 뒤 구금고 영업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9개구의 입찰에 모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5~6개구의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본사가 있는 서구를 지키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서구는 지난 7월 행정체제 개편으로 검단구와 서해구로 분리돼 이번에 각각 구금고 입찰을 진행한다.
지방 시·도금고는 시중은행이 입찰에 뛰어들면 ‘지방은행의 텃밭까지 탐낸다’는 비판에 부딪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권에선 남은 입찰 가운데 세종시금고 정도가 그나마 여러 은행이 맞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국가 행정의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세종시가 지난달 연 사전설명회에는 현재 금고 운영을 맡은 농협은행과 하나은행 외에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참여해 관심을 보였다. 다만 수도권 주요 지역보다도 예산(약 2조3000억원)이 적어 실제 입찰 분위기가 뜨거울지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경쟁의 성격이 다르다. 새로 출범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의 1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전남의 1금고를 맡은 농협은행과 광주의 1금고를 담당한 광주은행이 대결하는 구도다.
김진성/배태웅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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