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7일 07: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배달앱은 이제 단순히 음식을 주문하는 창구를 넘어 일상을 연결하는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배달앱의 역할이 식사 주문에서 장보기와 생필품 구매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2025년 기준 주 1회 이상 배달·테이크아웃을 이용한 가구 비중이 45.0%에 달한 것은 배달 서비스가 일부 소비자의 편의 수단을 넘어 보편적인 소비 방식으로 정착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배달앱이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시장의 고성장이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용이 일상화된 만큼 신규 고객 확보 여력은 줄어든 반면, 플랫폼 간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음식 주문 중개만으로 고객 충성도와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주요 플랫폼은 멤버십과 퀵커머스, 외식 운영 솔루션,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경쟁의 축이 푸드 딜리버리 시장 내 점유율 확보에서 생태계 확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기업에는 외형 확대보다 효율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2강 재편과 신규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달라지는 경쟁 구도
국내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중심으로 한 2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선발 주자인 배달의민족은 폭넓은 가맹점과 서비스 기반을 토대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과 연계한 무료 배달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한편, 요기요는 구독료 인하와 외부 플랫폼 제휴를 통해 이용자 기반을 방어하고 있다.이처럼 기존 사업자 간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우버가 배달의민족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 인수를 추진하면서 국내 경쟁 구도에도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배달의민족은 우버의 모빌리티·배달 네트워크와 결합할 수 있어, 향후 시장 경쟁은 배달앱 간 점유율 경쟁을 넘어 모빌리티와 커머스를 아우르는 플랫폼 간 생태계 경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서비스 연계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신규 플레이어의 입지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당근·네이버·토스 등 플랫폼 기업은 자체 서비스와 배달 주문을 연결하고, 공공배달앱은 낮은 수수료와 지역화폐 혜택으로 틈새를 넓히고 있다. 1인 가구와 외국인 이용자처럼 특정 고객군을 겨냥한 전문 서비스도 등장했다. 다만 배달 서비스는 일정 지역 안에 충분한 주문과 라이더가 모여야 건당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가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하려면 차별화된 고객 접점뿐 아니라 주문량과 배달망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무료배달 경쟁을 넘어 생활 커머스로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플랫폼이 먼저 꺼내 든 카드는 멤버십이다. 소비자가 여러 앱의 가격과 혜택을 비교하는 멀티호밍(Multi-homing)이 확산하면서, 주문당 할인보다 반복 이용을 유도하는 구독 생태계가 중요해졌다. 배달의민족은 배달과 장보기 혜택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결합하고, 쿠팡이츠는 쇼핑·콘텐츠·무료 배달을 와우 멤버십 하나로 묶었다. 요기요는 상대적으로 낮은 구독료와 네이버·토스 등 외부 사업자와의 제휴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퀵커머스는 멤버십의 활용도를 높이는 핵심 축이다. 음식 주문만으로는 하루 중 이용 빈도를 크게 늘리기 어렵지만, 식료품·생필품·뷰티·문구·패션까지 취급하면 소비자가 앱을 여는 이유가 늘어난다. 배달의민족은 직매입형 B마트와 유통업체 입점형 장보기·쇼핑을 병행하고 있으며, 쿠팡이츠는 편의점과 지역 슈퍼의 매장·재고를 활용하는 중개형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직매입형은 상품 차별화에 유리하지만 고정비 부담이 크고, 입점형은 빠른 확장이 가능한 대신 재고와 서비스 품질 관리가 관건이다.
퀵커머스 경쟁은 배달 플랫폼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CJ올리브영·컬리·다이소·SSG닷컴 등 유통기업은 기존 점포망과 재고, 도심형 물류거점, 배달 대행 네트워크를 조합해 즉시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경쟁의 초점은 단순한 배송 속도보다 주문 밀도, 재고 정확도, 물류 효율, 상품 차별화를 함께 구현하는 능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고객 접점을 넓히더라도 주문 한 건당 경제성을 개선하지 못하면 외형 성장이 비용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B2B·해외 진출로 넓어지는 성장 방정식
새로운 성장 방정식은 소비자 서비스 밖에서도 찾아야 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은 테이블오더와 매장 운영 솔루션으로 오프라인 주문·결제 접점을 넓히고 있다. 플랫폼이 보유한 주문 데이터에 판매 시점 관리, 예약, CRM(고객관계관리), 광고와 상권 분석을 결합하면 입점업체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구독료나 솔루션 이용료 등 보다 예측 가능한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 단순 중개 사업자에서 외식업 운영 인프라 제공자로 역할을 확장하는 셈이다.해외 진출 역시 하나의 선택지다. 쿠팡이츠는 일본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 ‘로켓나우’를 전개하며 국내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다만 현지 브랜드 인지도와 가맹점·라이더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따라서 직접 진출, 현지 사업자와의 제휴, 지분 투자와 M&A 가운데 현지 시장 환경에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국내에서 축적한 배차·운영 노하우를 현지 시장에 맞게 적용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결론) 푸드 딜리버리 시장의 다음 경쟁은 배달비를 얼마나 낮추느냐 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멤버십과 퀵커머스를 통해 고객의 일상 수요를 연결하고, 외식업체에는 운영 솔루션을 제공하며, 해외 시장을 확장하는 등 성장 경로를 넓히는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다만 모든 영역을 동시에 확장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기업은 보유한 고객 기반과 역량, 투자 여력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각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플랫폼 경쟁에서 생태계 경쟁으로의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더 많은 주문을 모으는 능력이 아니라, 고객·가맹점·물류를 연결한 각각의 확장이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역량에서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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