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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가 어디까지 내려가…너도나도 따라한다는 '파격 패션' [이슈+]

입력 2026-10-10 07:01  

바지가 어디까지 내려가…너도나도 따라한다는 '파격 패션' [이슈+]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던 새깅(Sagging) 패션이 한층 과감한 스타일링으로 변모했다. 엉덩이 절반이 드러날 정도로 바지를 내려 입는 스타들의 모습이 다수 포착되며 "과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처지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Sag'에서 유래한 새깅 패션은 의도적으로 바지 허리선을 골반이나 엉덩이 아래로 내려 입는 패션이다. 과거 투팍, 스눕 독 등 힙합 아티스트를 비롯해 팝스타 저스틴 비버 등이 선보여 주목받았던 새깅은 지난해부터 한국 연예계를 중심으로도 퍼지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바지를 허리선 밑으로 내려 입어 속옷의 브랜드 로고 라인을 보여주거나, 내부에 레이어드 쇼츠를 매치해 드러내는 식으로 새깅 패션을 선보였다. 그러다 최근에는 "바지를 더 내리면 내릴수록 힙한 것"으로 여겨지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방송이나 공연 무대 등에서 한층 과감한 새깅룩이 선보여지고 있다.

래퍼 김하온은 여러 페스티벌 무대에서 바지를 엉덩이 절반가량 내려 입은 모습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최근 그룹 엑소 카이가 진행하는 유튜브 예능 '전과자'에도 동일한 새깅 패션을 한 채로 등장했는데, 이를 본 카이는 "바지를 저기까지 내려야 하냐"며 깜짝 놀라기도 했다.

새깅 유행을 일으켰던 스타 중 한 명인 코르티스 마틴은 "한때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엉덩이 아래까지 내린 적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과거 미국에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예절 해친다는 이유로 새깅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흑인 청년을 겨냥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상당수가 폐지됐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의 경우 조례 시행 12년간 새깅으로 체포된 사람의 96%가 흑인 남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새깅은 언제, 어떻게 시작된 패션일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미국 교도소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과거 미국 교도소에서는 수감자가 벨트를 이용해 자해하거나 타인을 공격하는 것을 막고자 벨트 착용을 금지했다. 이에 수감자들이 헐렁한 죄수복을 흘러내리게 입었고, 출소 후에도 그 스타일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 가정에서 형이나 언니의 옷을 물려 입으면서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하온 역시 유튜브에서 "절뚝거리는 걸음걸이가 사실 새깅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면서 "옷을 사 입을 돈이 없어서 자기 형들한테 옷을 물려받으니 커서 잡고 다니던 거다"라고 새깅의 유래를 설명했다.

다만 두 가지의 설 모두 뚜렷한 근거는 없다. 정확한 것은 1990년대 힙합 문화를 통해 대중적으로 확산했다는 점이다.


점점 과감하고 파격적인 새깅 스타일링이 나오면서 낯설고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여전히 새깅에 대한 관심도는 높다. 스타들이 바지 안에 매치하는 이너웨어까지도 관심을 받는 중이다. 장원영이 새깅 패션을 통해 노출한 속옷은 150만원대의 미우미우의 제품으로 주목받았던 바다.

새깅은 지난해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발표한 '트렌드 결산 리포트'에서 주요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됐던 데 이어 올해도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레이스 디테일이 돋보이는 휠라 언더웨어 러버스 라인은 올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했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새깅 패션 추천 아이템으로 노출된 영향이 컸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새깅'의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7.89% 증가했다. 새깅 패션과 관련된 '로우라이즈' 언급량 역시 전년과 비교해 200.59% 폭증하며 대중들의 높은 관심도를 보여줬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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