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끼리 합의한 싸움인 것처럼 꾸며 격투를 벌이고 이를 주선하거나 구경하고, 촬영해 퍼뜨리는 이른바 '야차룰' 등 신종 학교폭력이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양상은 다양해지고 있지만 가해학생에게 내려지는 출석정지 이상 조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심의한 신종 학교폭력 사건은 490건이었다. 관련 피해학생은 684명, 가해학생은 1232명으로 집계됐다.
한 사건에서 여러 형태의 폭력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전체 사건 가운데 신체폭력이 포함된 비율이 88.8%로 가장 높았고 언어폭력 42.7%, 강요 28.8%, 사이버폭력 18.6%가 뒤를 이었다.
특히 사이버폭력이 포함된 사건 비중은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2024학년도 14%였던 비중은 올해 3~8월 20%까지 상승했다.
피해학생에게 치료·요양이 필요한 사례도 늘었다. 피해학생 100명당 치료·요양 조치는 2024학년도 10.8건에서 올해 3~8월 19.3건으로 1.8배가 됐다.
반면 가해학생에게 내려진 조치 대부분은 비교적 낮은 단계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가해학생 대상 조치 1961건 가운데 서면사과와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학교봉사 등 1~3호 조치가 1523건으로 77.7%를 차지했다.
사회봉사와 특별교육까지 포함한 5호 이하 조치는 전체의 90.2%였다. 출석정지와 학급교체, 전학 등 6호 이상 조치는 193건으로 9.8%에 그쳤다.
학생 수로 따져도 가해학생 1232명 가운데 최소 794명, 64.4% 이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4호 이상 조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출석정지 이상 처분도 감소세를 보였다. 가해학생 100명당 출석정지 이상 조치는 2024학년도 20.6건에서 지난해 15.7건으로 줄었고 올해 3~8월에는 12.6건까지 내려갔다.
한 의원은 "'합의'를 빙자한 강요를 판별할 수 있도록 주선·관전·촬영·유포 등 가담 형태를 반영해 심의 가이드라인을 세분화해야 한다"며 "촬영 영상 유포 차단 등 피해학생 보호·치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가해학생에게도 신종 학교폭력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행동교정 프로그램을 내실화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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