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조 분야 대기업을 포함한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 21곳은 올 상반기 세 차례에 걸쳐 산업부에 AI 활용 범위와 기술자료 수출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 기업들은 AI의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해외 AI 활용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업부가 지난해 4월 클라우드 보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때 AI 활용에 관한 별도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산업부는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2022년 이후 별도의 공식 유권해석 기준이나 법률검토 보고서를 마련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오픈AI 등 글로벌 사업자와 직접 면담하거나 공문으로 협의한 적도 없었다. 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올해 들어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지만, 내년 3월께나 완성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국가핵심기술 자료를 해외 AI에 입력하는 행위가 산업기술보호법상 무단 자료 전송에 해당하는지다. 현행 산업기술보호지침은 외국기업에 기술자료를 보내거나 클라우드에 저장된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접근·열람·사용을 허용하는 행위 등을 심사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은 원칙적으로 사전승인, 자체 개발한 기술은 사전신고 대상이지만 해외 AI 활용에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는 불명확한 상태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국내 기업들의 해외 AI 활용과 관리 방식도 제각각이다. 국가핵심기술을 다루는 한 대형 디스플레이 기업은 오픈AI의 GPT 모델을 도입했지만, 내부 자료 입력에 대한 명확한 사용 기준 없이 위반 시 사내 징계로 대응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술 유출 우려 없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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