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다음달 서초구 반포동에서 일반분양 물량만 18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청약에 들어간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39년 만에 이뤄지는 최대 규모 일반분양이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말까지 서울에서 9개 단지, 7769가구가 공급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3372가구다. 현대건설이 반포동에 짓는 ‘디에이치 반포124’는 다음달 하순 청약이 예정돼 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해 5007가구 중 183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1987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1차 분양 2796가구) 이후 강남권 최대 규모 분양이다.
디에이치 반포124는 한강변 입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3.3㎡당 분양가를 9000만원 안팎으로 예상한다. 전용면적 84㎡ 기준 30억원 정도다. 주변 시세보다 30억원 가까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구 강일동 고덕강일3단지(1305가구)도 일반분양 물량이 713가구에 달한다. 잠원동 신반포22차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신반포 에스테라’(160가구)는 다음달 공급된다.
고덕강일3단지·용두동롯데캐슬…극심한 공급 가뭄 속 잇단 분양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 등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진다. 특히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39년 만에 최대 규모의 일반분양이 임박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분양이 수급 불균형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청약 결과에 따라 대기하고 있던 수요가 다시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규모 분양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수급 여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디에이치 반포124 이후 비슷한 입지에서 대규모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돼 청약 대기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청약을 기다리는 ‘현금 부자’가 적지 않다”며 “청약 결과에 따라 일부 수요가 강남권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권 매매시장에 미칠 영향은 금리와 자금 조달 여건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주택 세 부담 강화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매수세가 빠르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초고가 주택은 금리와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금리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강남 집값은 시장 여건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 디에이치 반포124가 준공되면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강남권 전세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입주를 앞둔 집주인이 잔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를 놓으면 주변 임대차 매물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김효선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새 아파트 입주 시기에는 잔금을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강남권 전셋값의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총 417가구 규모의 ‘용두동롯데캐슬’이 분양에 나선다. 이 중 34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성북구 동선동 서울동선2구역(일반분양 117가구)과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에피트’(135가구)도 연말까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강남권에서도 소규모 단지의 청약이 이어진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신반포22차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신반포에스테라’는 총 160가구 규모로, 이달 일반분양 28가구를 모집한다.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남서울종합시장 정비사업을 통해 12월께 총 90가구가 공급되며,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70가구다. 연말 서울 곳곳에서 분양이 이어지는 가운데 디에이치 반포124의 청약 결과와 이후 수요 이동이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의진/유오상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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