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원자재시장, 온도차 뚜렷”

입력 2013-01-31 11:53  

마켓포커스 2부 - 집중분석

동양증권 이석진 > 금융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S&P500지수가 지난 10거래일 중 무려 8일을 상승하는 등 1월 성적 치고는 2000년대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글로벌증시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우려했던 재정절벽 시나리오와 부채상한선에 대한 정치적 리스크가 상당 폭 감소한 것에 더해 유럽금융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일본의 정책 전환 역시 중앙은행이 시장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은 1월에 아주 행복한 시간을 지냈다.

1월 주요 자산 상승률 차트를 보자. 미국 주요증시들이 모두 1월에 5% 이상 상승한 기염을 토한 가운데 글로벌증시 역시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달부터 엔화 약세를 등에 업으면서 상승하기 시작한 일본증시 역시 이번 달에도 상승하면서 닛케이지수가 1만 1000포인트를 넘었고 중국증시 역시 지속적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엔화 약세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증시는 글로벌증시 중 거의 유일하게 하락세로 마감하는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달러 강세다. 일반적으로 글로벌증시 강세는 달러 약세를 동반한다고 볼 때 달러 강세는 이례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 현재는 엔화 약세가 과거의 달러 약세를 대신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미국증시의 경우 2007년 금융위기 이전 고점 수준으로 바짝 다가서고 있는 반면 원자재 시장의 주요 가격지표인 국제유가와 산업금속 가격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해야 할 것으로 보이나 그렇지 않다. 금융시장 강세의 덕을 보고 있지만 온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2007년 이후 고점대비 자산 회복률 차트를 보자. 그 기간 동안 기록했던 고점 대비해 현재 얼마나 가까이 다가와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주요증시가 금융위기 이전에 기록한 고점 대비 3% 이내로 돌아오면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원자재의 회복세는 매우 미약해 보인다. 가장 고점 대비 회복률이 높은 자산은 11~12% 떨어진 금이고 원유와 원자재지수의 경우 고점 대비 30% 바깥에 머물고 있다.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의 괴리 현상이 일정 부분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증거다.

실물시장 관점에서 주목하는 차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구리-금 가격 비율 차트다. 글로벌경기 사이클 판단에 도움이 되는 차트다. 경기에 민감한 구리와 둔감한 금의 가격 비율이다. 이 지표가 올라가면 글로벌경기가 회복 및 개선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반대의 경우라면 둔화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이 지표가 보여주는 모습은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더 이상 둔화되지 않고 있는, 즉 바닥 다지기 국면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실물경기 차원에서 보면 아직 호시절은 오지 않았다.

원자재 시장에서 줄곧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종목은 국제유가가 거의 유일하다. 국제유가는 지난 12월 초만 해도 WTI 기준 배럴당 85달러 정도에 머물고 있었지만 현재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97~98달러까지 올라오며 10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유가 강세의 원인은 당연히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된 것이 큰 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 쿼터를 1일 기존 1000만 배럴에서 900만 배럴로 감산하면서 공급 조절에 나선 것이 또 하나의 유가 강세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올해 원유 수급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약 3.5%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유 수혜 역시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의 원유 생산이 계속 늘고 있어 기존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지만 않는다면 유가가 세 자리수로 바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 국제유가가 한 템포 쉬어갈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금값은 한달 간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이러한 둔화 움직임은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는 시기에서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금은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모멘텀은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다. 오히려 보합권 정도라면 충분히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월 금융시장의 이슈 중 하나는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를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논란이었다. 이 때문에 금값이 급락하기도 했었다. 그동안 금값 상승에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는 일견 공유될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우려가 시기상조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첫 번째 이유는 조기 종료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실업률과 관계가 있다. 연준에서 지난해 11월에 정책을 미국 실업률 6.5%에 맞추겠다고 했다. 실제 미국 실업률이 6.5%로 가기 위해 매달 창출되어야 하는 신규고용 인력은 약 25만 명일 때 2016년 가을이 되어야만 가능한 수치다. 그러므로 연준이 이러한 실업률 목표를 맞추기 위해 양적완화 조기 종료 카드를 꺼내기에는 매우 이른 시기다. 2013년, 2014년까지도 실행하기는 어렵다.

두 번째로 미국 연준위원의 구성이다. 미국 연준위원 12명 중 11명이 비둘기파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양적완화 조기 종료 역시 아직은 이른 판단이다. 그러므로 금값의 충격은 단기간에 머물 수밖에 없다. 금값은 제자리 걸음 이후 향후에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상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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