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에도 월 700만원 꼬박꼬박…한은 고문 뭐길래

입력 2026-09-19 16:19  

이창용 전 한은총재 자문료 연 8천400만원 자문 기록은 "관리 안 해"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 후 한은의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돼 매달 700만원의 자문료를 받고 있지만 관련 자문 실적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현재 신현송 총재 고문으로 등록돼 있다.

위촉 기간은 퇴임 다음 날인 올해 4월 21일부터 1년간이다. 신 총재와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는 역할로, 자문료는 월 700만원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8천400만원에 이른다.

한은 총재가 퇴임 후 고문으로 활동하며 자문료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주열 전 총재는 2022년 4월부터 2년간 매달 1천만원의 자문료를 받았고, 2024년 4월부터 1년간은 월 400만원을 수령했다. 2025년 4월부터 1년간은 별도의 자문료 없이 고문으로 위촉됐다.

한은 총재 고문 제도는 1950년 한은 정관 제정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앙은행 업무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전문가를 고문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했고, 1967년 한국인 또는 외국인으로 고문의 범위를 확대했다.

역대 고문에는 이창용 전 총재까지 모두 13명의 전직 한은 총재가 이름을 올렸다.

퇴임한 재무부 장관과 은행감독원장, 금융통화위원 등이 고문을 맡기도 했으나 이성태 전 총재가 퇴임하고 2010년 5월 고문을 맡은 뒤로는 전직 총재들만 위촉됐다.

단, 고문들의 실질적인 자문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남기지 않았다. 자문 보고서와 회의록, 업무 일지뿐 아니라 자문 횟수나 정책 반영 여부 등의 단순 수치도 별도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는 퇴임한 한은 총재가 현직 총재의 '고문'으로서 통화정책방향을 놓고 서로 긴밀하게 협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전 총재의 경우 다른 전직 총재들과 달리 퇴임 직후부터 언론 인터뷰에 응하거나 외부 강연에 연사로 나서는 등의 방식으로 '장외 훈수'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재 고문 위촉이 전직 총재에 대한 단순한 '예우' 성격의 관행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문료 역시 사실상 품위 유지비 성격으로 지급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은은 정관 제35조에 따라 총재 고문을 위촉하고 있으며, 고문의 자문 활동에 필요한 소정의 자문료를 책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자문 내용 대부분이 통화정책이나 한은 경영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이어서 별도의 자문 실적을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종욱 의원은 "통화정책 독립성과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자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최소한 언제, 몇 차례, 어떤 분야를 자문했는지 기록하고 국회에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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